오늘 저는 포천에 있는 관인문화마을이라는 곳에 다녀왔습니다. 일 때문에 갔지만 이런 곳이 포천에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포천시 최북단에 있는 관인면은 궁예의 학정으로 관직을 버리고 도망한 선비들이 모여 살았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입니다. 6.25 전쟁 이후 한국에서 수복한 지역으로 당시 폐허가 됐던 마을을 미 40사단의 도움으로 재건하여,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황해도 지역의 피난민들이 정착하게 됐습니다.
60년대 후반부터 상권이 활발히 형성되어 날마다 문전성시를 이루는 장터 풍경과 중·고등학교 전교생이 모여 운동장에 발디딜틈도 없었던 학교 모습들을 볼 수 있었으나 1980년대 이후 서서히 침체국면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2022 경기도 관광테마골목 선정
포천에 있는 <관인문화마을>은 2022년도에 경기도 관광테마골목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만, 6.25 전쟁 전까지는 북한의 지역으로 포함되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6.25 전쟁으로 한국이 수복한 땅으로 이곳에 살고 계시던 분들은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모여 살았다고 합니다. 포천 주변으로 군부대가 많아서 예전에는 용사(요즘에는 장병이라고 안 한답니다)들과 용사들을 면회하러 가는 가족 등으로 북적북적했다고 합니다.
이 마을은 현재 고령층들만 살고 계시고 마을 초입에 있는 관인중학교에는 재학생이 23명 밖에 남지 않아 젊은세대들이 점점 빠져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마을에 남아있는 분들이 문화 재생 사업을 통해 지역과 마을의 특성을 살려 조금이나마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관인문화마을로 탄생시켰습니다. 마을에 살고 계시던 주민들의 얼굴이 그려진 벽화, 예전 그대로의 이발소며 방앗간들은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에게는 향수를 심어주기로 하고, 젊은 층들에게는 레트로 감성을 찾아보는 재미를 안겨주기도 하는 마을입니다. 이렇듯 관인문화마을은 주민협의체 중심으로 마을의 기억과 역사를 담은 골목길 조성, 이북5도 음식 체험, 오래된 간판과 벽을 정비해 아트간판과 조형물 및 벽화를 조성하며 과거 역사를 복원한 특색 있는 마을을 만들어가며 관광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도 하답니다.
가수 임영웅 벽화로 유명
마을의 중심길(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임영웅 벽화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가수 임영웅이 포천 출신이라 벽화로 그렸다는 얘기들을 들었는데 이 벽화로 인해 관인문화마을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중요한 핫스팟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골목골목의 주택 벽면에도 이 마을에 거주하시는 마을 주민의 벽화와 설명이 갖춰져 있어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점심을 봄날이라는 이북오도민 전통 음식인 <만두국>과 김밥을 먹었습니다. 요즘 이북오도라는 말을 물어보면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북한에는 5개의 도(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가 있는데 그 5개의 도를 일컬어서 이북 5도라고 합니다. 이북의 전통 음식인 만두를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고 있는데 먹어보면 그 맛이 슴슴해서 김치만두나 고기만두와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식당의 만두는 특이하게 호박이 들어가서 단맛이 은은하게 나기도 합니다.
로컬 여행의 묘미
포천을 가게 되면 대부분 유명한 산정호수나 포천아트벨리 등을 다녀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관인문화마을을 거쳤다가 산정호수를 다녀오기는 했지만 이런 로컬 여행을 통해 조용하고 한적한 마을들을 찾아 그 지역의 음식을 먹고, 문화를 간접 경험하는 여행이 여운도 많이 남고 기억에도 깊게 자리잡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북적북적한 곳을 다녀오시기 보다는 한적하고 조용하게 쉼을 찾아 다녀오시는 게 어떨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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